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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듄은 1965년 프랭크 허버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21년 SF 영화입니다. 폴 아트레이드 공작의 아들인 폴이 아라키스 행성의 스파이스 채취권을 얻기 위해 가족과 함께 아라키스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듄은 SF 장르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6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 감독: 드니 빌뇌브
  • 출연: 티모시 샬라메, 레베카 퍼거슨, 오스카 아이삭, 조슈 브롤린, 스텔란 스카스가드, 제이슨 모모아, 하비에르 바르뎀, 젠데이아, 샤론 던컨-브루스터
  • 개봉: 2021년 10월 22일
  • 상영 시간: 155분

 

 하지만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이 꼭 필요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원작인 소설을 읽어보고 영화를 즐기시는게 좋은 방법이겠지만 시간이 없으신 분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세계관 및 배경지식을 정리해보았습니다.


 21세기 이후 

인류는 꾸준히 우주탐험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그러다 지구 밖에 일반인도 거주가능한 콜로니를 건설하기 시작한 것은 서기 2100년 이후부터였으며 태양계 너머 다른 행성계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서기 3000년이 넘어서부터였습니다. 이 사이에 지구는 소행성이 추락하여 거주불가능한 별이 되어있었고 인류 제국의 정치적인 중심지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왜행성 세레스로 옮겨졌습니다. 이때부터 인류문명은 "10개 세상의 제국"으로 확장되었고 이는 다시 "천개 세상의 제국"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대암흑기

광속에 근접하는 우주선이 나왔고 다른 행성계에 콜로니가 건설되었지만 행성계 사이의 우주여행 즉 인터스텔라 우주여행은 여전히 비싸고 느렸습니다. 실시간으로 다른 행성계와 통신할 기술 역시 여전히 발명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광속으로 몇 10년이나 떨어진 곳과 전파로 교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결과 다른 행성계의 콜로니는 태양계와 제한된 교류만을 유지하면서 자율적으로 관리가 되는데 나중에는 인류 문명의 정치적 중심지 역할을 했던 왜행성 세레스가 전쟁으로 파괴되면서 각 콜로니는 저마다 제국을 참칭 하며 서로서로 완전히 분리가 되게 됩니다. 행성계마다 고립된 상태에서 제각기 발전하는 5100년부터 8600년까지 이어지는 이 시기를 "일만 황제의 시대" 또는 "대암흑기"라고 부릅니다.

홀츠만의 등장

이 대암흑기의 끝자락에 듀니버스에서 아주 중요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미친 천재 과학자 이브라힘 본 홀츠만은 뇌를 컴퓨터와 결합하여 영생을 얻은 후 컴퓨터 그 자체인 우주선을 타고 은하계를 돌아다니면서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한 혼자만의 사고실험에 열중했습니다. 그리고 혜성처럼 주기적으로 돌아와 인류에게 자신의 발견을 알려주고는 했는데 듄 세계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반중력장치와 방어쉴드들이 모두 홀츠만 이펙트에 기초한 것입니다. 홀츠만이 인류에게 준 첫 번째 선물은 바로 실시간 성간통신기술인 '홀츠만 웨이브'였습니다. 홀츠만 웨이브로 행성계 사이의 즉각적인 통신이 가능해졌고 홀츠만 드라이브를 통한 초공간 여행기술 역시 안정화되었습니다.

 

재통합전쟁과 황금기

즉각적인 성간통신과 하이퍼스페이스 여행이 가능해지자 일만 황제의 대암흑기는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2500년에 걸친 성간전쟁이 발발해서 인류 문명이 다시 통합되었기 때문입니다. 서기 8600년부터 11100년까지 이어지는 이 전쟁을 재통합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이 전쟁의 결과 라디슬라우스 대제가 은하제국의 유일한 황제로 등극하게 됩니다. 제국의 통일과 함께 성간 무역도 안정화되고 활성화되면서 우주시대 제1차 황금기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 황금기는 1400년 정도 이어지다가 중간에 '실리콘 역병' 컴퓨터의 초전도체를 손상시키는 병이 창궐하면서 다시 한번 암흑기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역병에 내성이 생긴 초전도체가 개발되면서 다시 2차 황금기가 열리게 되고 이 황금기는 15800년까지 이어집니다.

휴머니티 퍼스트

그런데 이 2차 황금기 중에 제국의 밑바닥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실리콘 역병 시대의 경험이 인류에게 어떤의 깨달음을 준 것인지  "휴머니티 퍼스트"라는 조직이 나타나서 엄청나게 세를 불려 가기 시작했습니다. 휴머니티 퍼스트는 제목 그대로 '사람이 먼저다' 인간이 기계나 컴퓨터에 대체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상을 극단적으로 추구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휴머니티 퍼스트가 커다란 호응을 얻으며 기계와 컴퓨터에 대한 무차별 테러행위 소위 말하는 "포그롬"이 산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는데 그렇게 서서히 축적되어 가던 반기계주의 사상이 혁명처럼 대폭발 하는 사건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버틀레리안 지하드

서기 16000년 쯤에 일어난 "버틀레리안 지하드"입니다. 예수의 탄생과 기독교의 출현과 같이 듄 세계관 속 은하제국의 현재모습을 생성해 낸 결정적인 사건이 바로 '버틀레리안 지하드'였습니다. The Great Revolt 대반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지하드 직후 우주항행길드가 성립한 때를 기점으로 해서 연도의 계산법도 달라지게 됩니다. Before Guild를 뜻하는 BG와 After Guild를 뜻하는 AG로 변경됩니다. 버틀레리안 지하드는 BG 200년 지구에서 10.5 광년 떨어진 에리다니 A의 행성 "코모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코모스는 컴퓨터와 기계에의 의존을 최소화하는 삶을 추구하는 종교적인 성향이 아주 강한 행성이었습니다. 이들 코모스 인들은 고도로 기계화된 행성인 리치스의 반식민지 같은 상태에 있었는데 이 리치스 인들은 인공지능을 신처럼 숭배하며 인간성을 경멸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에 '제한 버틀러'가 주축이 된 코모스의 사제들이 들고일어나 리치스에 저항하는 전쟁을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지하드의 시작

코모스 인들이 전쟁에서 승리를 했지만 이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모든 기계와 컴퓨터를 파괴하기 위한 성스러운 전쟁 지하드를 전우주에 선포하게 됩니다 .이에 휴머니티 퍼스트 사상을 가진 여러 행성의 사람들이 호응을 하면서 지하드는 산불처럼 온 우주로 퍼져나갔습니다. 기계와 컴퓨터를 이용하던 지배계급과 과학자들에 대한 증오가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고 뇌를 컴퓨터와 결합한 사이보그들 역시 생각하는 기계로 간주되어 모두 파괴가 되었습니다. 이때까지 우주를 떠돌아다니던 신비의 사이보그 과학자 홀츠만 역시 이 지하드를 피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게 되었습니다.

 

은하제국의 설립

지배계급의 권력이 지하드로 크게 약화되자 은하제국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 전쟁에서 승자로 떠오른 사람은 '살루사 세쿤더스' 행성에 기반한 '코리노' 가문의 '쇼셋 코스틴 이서비트' 였습니다. 그는 살루사 세쿤더스의 악명 높은 정예부대 "사다우카"를 이끌면서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코리노 제국의 초대 황제 쇼셋 코스틴 1세가 되었습니다. 영화에 등장할 샤담 4세의 은하제국이 바로 이 코리노 제국이 만년동안 이어진 것입니다. 이러한 정치적 격변의 와중에 기계와 컴퓨터의 부활을 막기 위한 사상적인 조치도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보편 해석자 위원회"라는 조직이 성립이 되었고 이들에 의해서 지구 시대 종교와 신화에 대한 체계적인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은 기독교 이슬람 불교 힌두교 등 여러 종교의 가르침을 통합하여 '오렌지 가톨릭 성경'이라는 새로운 경전을 만들어내었습니다 오렌지 가톨릭 성경의 가장 중요한 교리는 인간을 다른 것으로 대체해서는 안된다는 인간중심주의 그리고 인간의 정신을 본뜬 기계를 만들어 내지 말라는 반기계주의였죠 기계와 컴퓨터를 적대시하는 종교 세력과 코리노 가문의 강력한 정치군사 권력이 단단하게 결합을 하였고 이로써 유럽의 중세시대를 방불케 하는 봉건적인 형태의 은하제국이 성립하게 됩니다

 

베네 게세리트

 버틀레리안 지하드는 사실 저절로 우연히 일어난 일은 아니었습니다 듄 소설에서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지닌 종교적인 비밀집단 '베네 게세리트'가 그 배후에 있었습니다. 여자들로만 이루어진 '베네 게세리트'의 이름은 라틴어의 "잘 낳아서 기른다"라는 의미로 추정이 됩니다. 이는 베네 게세리트의 궁극적인 목적과 맞닿아 있습니다. 바로 인류 문명의 영원한 번영과 존속이며 베네 게세리트는 인류를 영원한 황금의 길로 이끌어 줄 일종의 메시아 초인을 생산하는 것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 초인을 '퀴사츠 해더락'이라고 하고 퀴사츠 해더락은 시공간을 초월한 초인적인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과거 모든 조상의 경험을 기억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를 예지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모든 곳에 동시에 존재하는 자"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베네 게세리트의 멤버들 역시 이와 유사한 초인적인 인지력과 능력을 비밀수련을 통해 습득하고 있었는데 퀴사츠 해더락은 이들보다 몇 차원 더 수준이 높은 궁극의 베네 게세리트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단 반드시 남자여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이 퀴사츠 해더락을 생산하기 위해 베네 게세리트는 유전자에 축적된 집단기억에 기반한 우생학적 교배 프로젝트를 오랜 세월 실행해 왔습니다. 그들은 유력한 혈통의 남자들을 유력한 혈통의 베네 게세리트와 짝지어 주면서 초인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의 조합을 체계적으로 실험해 오고 있었습니다. 듄의 주인공인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사람들 역시 이런 베네 게세리트의 유전자 교배 프로그램의 일부였습니다.

베네 게세리트의 활동

 베네 게세리트는 언젠가부터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커다란 불안을 품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생각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월등한 이성과 논리를 가진 기계와 컴퓨터에게 대체되어 가면서 인간은 더 이상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는 존재가 아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직관이나 예감과 같은 인간의 영적 특질들은 인공지능 앞에서 그 빛을 점점 잃어가고 있었고 이대로라면 인류는 그 존재가치를 잃고 기계가 사육하는 가축으로 전락해 버릴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베네 게세리트는 기계와 컴퓨터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지하드의 씨앗을 차근차근 뿌리기 시작했으며 베네 게세리트의 무기는 바로 종교공학 이었습니다. 이들은 제국 구석구석마다 비밀멤버들을 파견했고 종교와 미신을 퍼뜨렸습니다. 종교공학의 임무를 띠고 곳곳에 파견된 베네 게세리트들을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라고 합니다.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의 미션은 때가 무르익었을 때 군중의 힘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그 지역의 종교적인 토양을 다져놓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베네 게세리트는 버틀레리안 지하드의 밑밥을 제국 곳곳에 뿌려놓았습니다. 지하드의 구심점이었던 코모스 행성의 제한 버틀러 역시 베네 게세리트의 멤버였습니다. 결국 듄 세계의 독특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데에는 베네 게세리트가 결정적인 단초 역할을 했습니다. 그들은 인간을 기계와 컴퓨터로부터 해방시켰고 영적인 직관과 예감을 인류에게 돌려주었으며 인간이 자기 힘으로 운명을 개척하는 힘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베네 게세리트의 목표 : 퀴사츠 헤더락

지하드 이후 베네 게세리트는 퀴사츠 해더락의 생산이라는 자신들의 본래 프로젝트에 매진하게 됩니다. 듄 사가의 배경인 사막행성 아라키스도 이들 프로젝트의 일부였습니다. 베네 게세리트는 아라키스 사막에 정착한 원주민 프레멘 족들에게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를 파견했고 메시아 마디에 대한 미신과 전설을 오래전부터 뿌려 놓았습니다. 이는 모종의 기회가 맞아떨어질 때 퀴사츠 해더락을 화려하게 등장시키기 위한 치밀한 사전 작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후 1만 년 정도 지난 AG 10175년 아트레이디스 가문의 폴 아트레이디스가 태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어머니인 레이디 제시카의 선택으로 인해 베네 게세리트의 교배 차트에서 살짝 어긋나는 아이였습니다.

 

코리노 제국

서기 16000년 길드력으로는 BG 200년경부터 시작된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 역사적인 대혼란기에 최후의 승자로 떠오른 사람은 살루사 세쿤더스 행성의 군벌 쇼세트 이서비트였습니다. 악명 높은 정예부대 사다우카의 리더였던 쇼세트 이서비트는 시그마 드라코니스 행성계에서 일어난 역사적인 "코린 전투"에서 귀족 연합군을 상대로 크게 승리를 했고 은하계 최강의 실력자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코리노 가문이라는 이름 역시 이 코린 전투에서 이름을 딴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리노 가문이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했어도 다른 귀족 가문들의 세력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랜드스래드" 풀어 말하면 대귀족 연합평의회 라고 하는데 이 랜드스래드를 구성하는 대귀족 가문들은 하나하나가 행성계 전체를 지배할 정도의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일치단결해서 코리노 가문에 대항한다면 은하계 최강의 군대인 사다우카를 보유한 코리노 가문이라고 해도 혼자 감당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쇼세트 이서비트는 전면전이 득 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을 했고 귀족 가문들과 코리노 조약을 맺으며 전쟁을 종식하게 됩니다. 이후 그는 코리노 제국을 출범시키며 최초의 파디샤 쇼세트 코스틴 1세로 등극하게 되는데  "파디샤"는 페르시아어로 황제라는 뜻입니다.

 

극단적인 인간 중심주의

 한편 버틀레리안 지하드는 인류 문명의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모조리 파괴하였습니다. 이후 "오렌지 가톨릭 성경"이 제시하는 극단적인 인간중심주의가 은하계의 중심 철학으로 단단히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강력한 반 AI 법이 모든 행성계에 강요되었습니다. 컴퓨터를 이용하려는 아주 사소한 행위조차도 기계의 지배를 되살리려는 의도로 간주되어 탄압당하게 되었으며 결국 기계와 컴퓨터가 하던 많은 일들이 다시 인간에게로 되돌아오게 됩니다.

 

컴퓨터를 대체하는 인간 직업군 : 멘타트

 그러자 사람들은 인간의 능력을 컴퓨터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개발하게 됩니다. 그렇게 특정 분야에서 초인적인 능력을 보이는 직업군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인간-컴퓨터 "멘타트"입니다. 멘타트는 두뇌의 기억력과 연산능력을 컴퓨터 이상으로 끌어올리도록 특수 훈련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셉티머스 행성의 "질베르투스 알반"이라는 사람이 멘타트 훈련법을 처음 개발을 했고 AG 1234년 멘타트 오더를 창설하게 됩니다. 처음에 이들은 생각하는 기계의 또 다른 형태로 간주되어 광신적인 버틀레리안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지만 지배계급은 인간컴퓨터의 유용성을 곧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들은 임페리움에 아주 긴요한 직업군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멘타트는 두뇌활동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에카즈 나무뿌리에서 추출한 사포 쥬스라는 것을 마시는데 입술 주위에 물든 사포주스 자국으로 멘타트를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직업적인 멘타트가 아니라도 멘타트 훈련을 받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주인공 폴 아트레이디스도 아버지의 충성스러운 멘타트인 "투피르 하와트"에게서 어릴 적부터 슈퍼로직을 연마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폴은 어머니 제시카로부터 베네 게세리트 훈련을 받기도 했는데 멘타트의 논리력과 연산력에 더해서 베네 게세리트의 영적인 직관과 예지까지 함께 갖추었습니다. 이런 초인적인 능력의 활용과 개발은 귀족 엘리트 계급의 지배를 강화하는 또 하나의 수단이었습니다.

멘타트

컴퓨터를 대체하는 인간 직업군 : 길드 항법사

 멘타트 보다 더욱 중요하게 컴퓨터를 대체한 직업군이 있었습니다. 우주항행길드의 "길드 항법사"들이었습니다. 은하계 차원의 제국이 제대로 유지가 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공간을 접어서 거리를 축소시키는 초공간 여행기술이었습니다. 다른 행성계에 가는데만 몇 년씩 걸린다고 한다면 은하계 차원의 제국은 절대 유지될 수가 없습니다.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전의 은하제국의 황금기 역시 초공간 여행 기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초공간 여행에서는 컴퓨터가 반드시 필요했습니다. 우주선은 공간을 접어서 초공간의 "Void" 즉 "공허"를 통과해서 이동해야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출발점과 도착점에서 서로 실시간 교신을 하며 끊임없이 시공간의 변화를 계산하고 예측하는 고성능 컴퓨터가 꼭 필요했습니다. 이게 없을 경우 우주선은 공허 속에서 파괴되고 실종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는데 우주선 8대 중 1대 꼴로 이런 사고가 일어났으니 성간여행은 러시안룰렛 게임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과거에는 이런 초공간 실종사고를 막기 위해서 "센트란"이라는 컴퓨터를 탑재한 "제노폰"이라는 위성이 은하계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우주의 등대 역할을 하는 이 센트란 컴퓨터 덕분에 우주선들은 안전하게 초공간을 통과할 수 있었는데 버틀레리안 지하드가 시작되면서 이 센트란 컴퓨터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수많은 센트란들이 버틀레리안들의 공격을 받아서 파괴가 되었고 당연히 성간여행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하드의 와중에 우주의 한구석 '튜필' 행성에서는 컴퓨터 없는 초공간 여행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비밀리에 개발되고 있었습니다.  "미스틱 마리너"라는 조직이 나타나서 인간의 초인적인 예지력을 이용하는 새로운 항법술을 개발한 것입니다. 이 미스틱 마리너들은 컴퓨터의 연산력이 아니라 영적인 예지력을 이용해서 초공간 여행의 위험을 회피하는 항해술을 터득했고 센트란 없는 성간여행을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우주항해 길드와 초암공사의 설립

 이들은 철저하게 비밀로 붙여진 새로운 항법술을 들고 가장 강력한 세력이었던 코리노 가문을 찾아갑니다. 이들은 4대 파디샤 황제 "사우디르 1세"에게 은하계 초공간 여행을 함께 독점하자는 제안을 하게 되는데 초공간 여행의 독점은 곧 성간무역의 독점을 의미했고 성간무역의 독점은 곧 은하계 교통과 경제 인프라의 독점을 의미했습니다. 사우디르 1세는 미스틱 마리너의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고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적 규모의 독점경제 권력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사우디르 1세는 이 독점무역에 랜드스래드의 귀족가문도 끌어들이게 됩니다 BG 10년 코리노 제국과 랜드스래드 그리고 미스틱 마리너와 베네 게세리트 등 당대 은하계 실세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아레리움 4 공회의를 개최하게 됩니다. 이 공회의에서 이들은 미스틱 마리너들을 성간여행 독점 조직인 '우주항해 길드'로 공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길드 독점무역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관리 배분하기 위한 통합 경제 연합체를 구성하기로 합의하는데 이것이 바로 소설에서 자주 언급되는 '초암 공사'입니다. 초암 공사는 파디샤 황제가 20%의 가장 많은 지분을 소유했고 이에 따라 가장 많은 이사회 투표권을 가져갔습니다. 나머지 지분은 랜드스래드의 여러 귀족가문들에게 배분이 되었고 이중 지분이 높은 대귀족 가문은 이사회의 멤버로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막대한 독점이익에 접근할 기회를 귀족들이 마다하기는 힘들었습니다. 물론 독점에 대항하는 세력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도 사다우카의 무력 앞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죠 코리노 가문은 이렇게 당근과 채찍을 모두 구사하면서 은하계의 유력한 귀족 가문들을 파디샤 황제의 봉신으로 복속시키게 됩니다 이로써 중세 신성로마제국과도 같은 봉건적인 형태의 은하제국이 완전히 형태를 잡게 되었습니다 결국 우주항행길드와 초암공사가 성립하는 것을 기점으로 코리노 가문은 진정한 의미의 임페리움 통일 은하제국으로 거듭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서기 16200 년 길드력으로 0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길드평화

 이때부터 임페리움과 랜드스래드 사이에 맺어진 평화적인 관계를 "길드 평화"라고 합니다. 이 길드 평화의 내용은 "the Great Convention" 최고 대표자 회의에서 규정되었습니다. 최고 대표자 회의의 기본 철학은 버틀레리안 지하드의 정신을 담은 인간중심주의였는데 기계와 컴퓨터의 부활을 막는 것은 임페리움의 성간무역 독점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이기도 했습니다. 소모적인 전쟁과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협약도 마련되었는데 이는 폭력을 완전히 금지하기보다는 제한된 형태의 폭력을 허용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칸리" 그리고 "암살자 전쟁"이 바로 그런 예입니다. "칸리"는 일종의 결투 비슷한 것이고 "암살자 전쟁"은 제한된 인원과 수단만이 허용되는 작은 규모의 분쟁을 가리킵니다. 파디샤 황제는 이런 전쟁에서 심판관 역할을 하면서 귀족 사이의 분쟁을 방치하거나 때로는 조장을 했고 그렇게 코리노 가문의 지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스파이스 멜란지의 등장

 우주항행길드와 초암공사의 성립 배후에도 역시 베네 게세리트가 있었습니다. 컴퓨터가 필요없는 항법기술에는 초인적인 예지력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이런 영적인 직관력을 갈고닦는데 특화된 집단이 바로 베네 게세리트였습니다. 미스틱 마리너 조직의 어머니 격인 노르마 세브나는 예지력을 갖게 해주는 신비의 물질 "스파이스 멜란지"를 항해술에 이용하는 법을 개발했습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멜란지의 존재와 사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베네 게세리트의 멤버인 "다르다니우스 레오나 샤드"였습니다. 듄 세계관의 중심에 있는 가장 귀중한 물질 스파이스 멜란지 멜란지는 이렇게 베네 게세리트와 우주항행길드를 통해 듄 역사에 처음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스파이스 멜란지

스파이스 멜란지의 효과

 스파이스 멜란지는 인간에게 초인적인 직관력과 예지력을 갖게 해 주는 신비의 물질입니다. 베네 게세리트가 이런 멜란지의 효과를 일찌감치 발견해서 이용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이들에게 배운 길드의 항법사들 역시 멜란지를 상시 섭취하는 멜란지 중독자들입니다.  "에드릭" 같은 고위 항법사들은 아예 멜란지 가스로 가득찬 전용탱크 속에 들어가 살고 있는데 너무 장시간 멜란지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유전자 변형 일어나서 이런 기괴한 형태로 변해버렸습니다. 멜란지를 섭취를 못하면 길드 항법사는 예지력을 잃게 되고 그러면 초공간 여행도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초공간 여행이 불가능해지게 되면 또 초암공사의 독점력도 사라지게 되고 그러면 임페리움도 공중분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길드의 항법사들에게 멜란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길드와 황제에게 사활이 걸려있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길드를 대표하는 모토가 "스파이스는 항상 흘러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스파이스는 정신능력을 높여주는 효과 말고도 또 다른 매력적인 효능이 있었습니다. 그건 인간의 수명을 몇 백 년으로 늘려주는 효과였고 그래서 사람들은 스파이스 한 줌을 위해서라면 집을 파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귀족가문들이 초암공사에 참여하게 된 데에도 이 스파이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스파이스의 생산과 공급을 황제와 길드가 꽉 틀어쥐고 있었으니 다른 가문들은 협조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습니다. 듄 세계관에서 스파이스 멜란지의 귀중함은 황금이나 석유와는 비교할 수조차 없습니다. 그러니 스파이스가 생성되는 은하계 유일한 행성인 아라키스가 코리노 제국의 가장 중요한 행성으로 간주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아라키스 행성의 지배자가 곧 스파이스의 지배자였고 스파이스의 지배자가 곧 우주 제국의 지배자였습니다. 제국 변방에 있는 사막행성 아라키스는 그렇게 귀족 가문들이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치열한 음모와 분쟁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임페리움 성립 후 1만 년이 지난 AG 10190년 이 아라키스의 사막에 고결한 아트레이디스 가문이 황제의 명을 받아 이주해 옵니다.

 

프레멘의 기원

 듄 백과사전에서는 프레멘이 AG 7193 년에 아라키스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트레이디스 가문이 아라키스로 오기 전 3000년 전의 일인데 코리노 제국의 스파이스 채취는 그보다 훨씬 전부터 시작이 되었으니 프레멘은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듯이 아라키스 행성의 순수한 토착민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라키스의 총독으로 부임하는 귀족 가문들이 끊임없이 교체되는 와중에도 프레멘들은 사막에서 줄곧 살아왔기 때문에 결국 토착민과 같은 위상을 얻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멘의 조상은 정치적인 이유로 박해를 받으며 행성과 행성 사이를 떠돌아다니던 "젠수니" 신도들이었다고 합니다. 여기서 "젠수니"란 선불교의 "Zen"과 이슬람 수니파 신앙이 결합된 종교인데 이는 프레멘이 아라키스에 오기 전부터 종교적인 성향이 아주 강했던 종족임을 추측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정착지 없이 방랑하던 이들 젠수니들을 아라키스로 데려다준 사람들은 다름 아닌 "우주항행길드"로 추정이 됩니다. 제국의 성간여행을 독점하고 있는 우주항행길드는 자신들의 권력의 원천인 스파이스 멜란지의 채취와 공급을 황제와 귀족 가문에만 의존하는 것이 내심 찜찜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파이스를 직접 빼돌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서 아라키스에 젠수니들을 심어놓은 것으로 추정이 되는데 실제로 프레멘은 밀수업체를 통해서 상당량의 스파이스를 우주항행길드에 직접 공급하고 있습니다. 그 대가로 우주항행길드는 아라키스의 위성감시를 해제하여 프레멘들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었습니다. 프레멘은 제국 막후에 있는 여성 비밀집단 베네 게세리트와도 깊은 관계가 있었습니다. 베네 게세리트는 살인적인 사막환경에서 초인적인 생존능력을 보이는 이 프레멘들이 인류를 "황금의 길"로 이끌어 줄 초인 "퀴사츠 해더락"을 탄생시킬 수 있는 완벽한 요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수백 년 전 프레멘들에게 보호선교단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를 파견했고 다른 행성으로부터 온다는 메시아에 대한 믿음을 깊이 심어놓았습니다. 프레멘들은 이 메시아를 "낙원으로 이끌 자"라는 뜻의 "마디" 또는 "외계에서 온 목소리"라는 뜻의 "리산 알 가입"이라고 부르는데 베네 게세리트가 미리 예비해 놓은 이러한 종교공학적인 조치는 나중에 폴이 위험을 피해 도망치다가 사막의 프레멘들과 마주쳤을 때 그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프레멘의 문화

 프레멘 족은 사막의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는데 특화된 종족입니다. 그래서 이들의 사고방식은 철저하게 종족의 생존이 최우선시되며 매우 공격적이고 살벌한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사막에서 우연히 이방인을 만나면 죽여서 물을 빼앗는 것을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로 여깁니다. 프레멘의 마을을 가리키는 용어인 "시에치"의 위치를 아는 외국인도 가차 없이 살해가 되며 이들에게는 힘이 곧 정의이기 때문에 재판이나 분쟁은 물론이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도 칼싸움으로 결정이 됩니다. 항상 한쪽이 죽어야 끝이 나는 이런 목숨을 건 문제 해결 방식을 "타하디" 도전이라고 합니다. 프레멘은 여자도 아이도 군대 훈련을 받기 때문에 모두가 군제와 같은 편제로 움직입니다. 성인 프레멘 전사들의 일대일 전투력은 코리노 제국의 최고 정예부대 "사다우카"를 압도하는데 멘타트인 투피르 하와트는 아라키스에서 벌어진 전쟁에서 프레멘 한 명 죽을 때마다 사다우카 다섯 명이 죽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프레멘은 종족 전체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목숨은 물론이고 동료의 목숨을 버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데 이를 모두의 이익을 위한 법칙 "이스티슬라"라고 부릅니다. 프레멘에게 살인에 대한 죄책감은 기본적으로 없으며 이들의 종교의식 역시 살인을 우주의 섭리로 정당화하며 죄책감을 지워버리는데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프레멘과 물

 사막에 사는 종족답게 프레멘 문화의 중심에는 항상 물이 있습니다. 물은 이들에게 하나의 종교이며 또한 화폐이기도 합니다 프레멘이 사막에서 항상 입고 다니는 "스틸수트"는 몸에서 나는 땀은 물론이고 코와 입에서 나오는 수분과 배설물까지 재활용하도록 고안된 특수복으로 이 스틸수트를 입고 있으면 하루 종일 사막에서 물 없이 지내도 몸에서 잃게 되는 수분의 양이 골무 하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프레멘이 내 앞에서 침을 뱉는다면 이는 모욕이 아니라 대단한 환대의 표시입니다. 이들은 어릴 적부터 눈물을 흘리는 것이 금지되기 때문에 가족이 죽었을 때에도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습니다. 프레멘들에게 죽은 자는 오히려 물을 짜내야 할 대상인데 그래서 장례식 때면 물 사제들이 시체에게서 물을 짜내는 끔찍한 의식을 치릅니다. 이들은 싸움 중 동료 중에서 부상자가 생겨도 "이스티슬라"에 따라 죽여서 물을 짜낼지를 결정하는데 이를 프레멘들은 "물의 결정을 내린다"라고 합니다. 이렇게 짜낸 물은 부족의 공동저수지에 맡겨집니다. 사람의 살은 그 자신의 것이지만 물은 부족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투를 통해 정당하게 승리한 사람은 죽은 자의 물에 대한 권리의 증표로 "물고리"라는 링을 받는데 이 물고리는 프레멘 사이에서 통용되는 신성한 화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혹한 환경에 특화된 무자비한 종족이지만 프레멘들에게도 꿈이 있습니다. 아라키스 행성을 물이 흐르는 풍요로운 땅으로 바꾸고 싶다는 희망인데 여기에는 제국에서 파견한 행성학자 파도트 카인스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그는 사막에서 물을 모으고 환경을 바꾸기 위한 여러 가지 생태학적인 기술들을 프레멘들에게 전수했습니다. 덕분에 프레멘들은 바람덫이나 이슬응결기 등 공기 중의 수분이나 지하의 물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배울 수 있었고 상당한 양의 지하 물저장고를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이 파도트 카인스와 프레멘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 바로 리에트 카인스인데 리엔트 카인스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아라키스의 생태를 바꾸기 위한 작업에 매진하고 있는 중입니다.

프레멘과 모래벌레

 물과 함께 프레멘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모래벌레입니다. 이들은 모래벌레를 신의 대리인이라며 신성한 동물로 여기는데 이들은 자연스러운 불규칙한 모래 소리를 내는 특유의 보법을 이용해서 모래벌레를 자극하지 않고도 사막 위를 걸어다닐 수 있습니다. 프레멘들은 12살부터 모래벌레를 타고 여행하는 "샌드라이더" 훈련을 받는데 모래벌레 택시를 부르기 위해 프레멘들은 Thumper라는 모래막대기를 이용합니다. 모래막대기의 진동소리를 듣고 모래벌레가 다가오면 샌드라이더는 체절 앞 쪽의 가장자리에 갈고리를 박아 넣습니다. 그럼 모래벌레는 그 벌려진 틈으로 모래가 들어가지 않도록 하늘 쪽으로 몸을 틀게 됩니다. 그렇게 샌드 라이더는 모래벌레 꼭대기에 올라가서 조종할 수 있게 됩니다. 프레멘들은 우주에 가장 귀중한 물질인 스파이스를 항시 섭취하는 스파이스 만성 중독자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아라키스를 떠나고 싶다 해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스파이스 중독 때문에 이들은 이렇게 신비한 파란 눈을 갖게 되었는데요 이를 "이바드의 눈"이라고 합니다. 프레멘의 엄청난 전투력도 어쩌면 스파이스가 부여한 초인적인 능력 덕분일 수도 있습니다. 스파이스는 프레멘의 종교의식에도 깊숙이 파고들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행사는 생명의 물을 이용한 "타우" 잔치입니다. 모래벌레에게 물이 독성으로 작용하는데 몇 미터 짜리 아기 모래벌레를 잡아서 물속에 빠뜨리면 벌레는 죽어가면서 입으로 파란 액체를 내뱉습니다. 이 파란 액체가 가장 강력한 각성효과를 가진 '생명의 물'인데 이 물을 보통 사람이 마시게 되면 끔찍하게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게 되지만 영적인 훈련이 잘 된 극소수의 여자들은 이 생명의 물의 독성을 의식적으로 중화시킬 수 있습니다. 프레멘에게는 "사이야디나"라는 여사제 직급이 있는데 사이야디나는 때가 되면 이 생명의 물을 마시는 의식을 치르게 됩니다. 이때 독성을 중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살아남은 사이야디나는 차원이 다른 인식의 확장을 경험하게 되는데 그녀는 과거 조상들의 모든 기억을 들여다볼 수 있음은 물론 미래도 어느 정도 예지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각성한 사이야디나는 프레멘들의 "대모" 자리를 물려받으며 종족의 영적인 지주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가이우스 헬렌 모히암을 비롯한 베네 게세리트의 대모들 역시 프레멘의 대모들과 마찬가지로 생명의 물 시험을 통과한 사람들입니다. 둘이 이렇게 유사한 종교의식을 공유하는 건 당연히 우연이 아니고 아마도 프레멘에 파견되었던 미셔나리아 프로텍티바가 알려준 것으로 추측됩니다. 사이야디나가 생명의 물의 독성을 중화시키는 데 성공하면 프레멘들은 이 파란 물을 모두가 함께 나누어 마시고 집단적인 트랜스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들은 마치 마을사람들 전체가 하나의 의식으로 통합된 듯한 환각에 빠지면서 종족의 일체감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프레멘이 말하는 "타우" 잔치인 것입니다.. 베네 게세리트건 프레멘이건 이 생명의 물 시험을 치르고 살아남은 대모는 오직 여자들 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자들은 생명의 물을 마시면 모두 목숨을 잃었죠 그런데 이 생명의 물 시험을 통과하고 초인적인 각성에 성공한 남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이는 프레멘과 베네 게세리트가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메시아 "퀴사츠 해더락"의 출현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1만 년 전 버틀레리안 지하드 이후 다시 한번 은하계에 몰아칠 거대한 지하드의 서막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아라키스 행성 

 아라키스는 은하제국의 가장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는 불모의 사막행성입니다. 처음에 아라키스는 사람들의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하던 수많은 가치 없는 행성들 중 하나였지만 코리노 가문의 임페리움이 성립하고 우주항행길드가 예지력을 이용한 성간여행 기술을 제공하면서 스파이스 멜란지의 귀중한 가치가 점점 알려지게 되었고 아라키스는 임페리움의 핵심적인 행성으로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임페리움의 수도인 케이타인 행성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행성이 바로 아라키스입니다. 아라키스는 대부분의 지역이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다와 강은 존재하지 않으며 지각변동으로 생긴 산맥과 협곡만이 모래 뿐인 지형 위에 변화를 주고 있는 전부입니다. 하지만 물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어서 산맥이나 바위 분지 깊은 곳에서는 수맥이 발견되기도 하고 극지방에도 많지는 않지만 얼음이 존재하기는 합니다. 아라키스 사막의 표면온도는 낮에는 섭씨 70도를 훨씬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라키스의 수도인 "아라킨"은 온도가 낮은 북극 가까운 곳에 터를 잡고 있습니다. 사막에 시시때때로 불어대는 모래폭풍은 시속 700킬로미터의 가공할 속도에 엄청난 양의 모래를 동반합니다. 이 모래폭풍의 모래는 금속도 잘라버릴 수 있고 사람이 맞게 되면 살이 뼈에서 발라지고 뼈도 모래에 깎여나가서 말 그대로 뼈도 못 추리게 됩니다. 모래에 깎여나간 거친 표면의 산과 바위는 아라키스만의 특징적인 풍경을 이루고 있는데 그래서 원주민인 프레멘 족들은 돌과 바위를 특정 모양의 수지로 덮은 뒤 모래폭풍이 바위를 깎도록 만드는 아라키스만의 독특한 조각법(윈드엣칭)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도저히 생명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아라키스지만 여기에도 생명이 있습니다. 사막토끼 사막박쥐 같은 동물부터 시작을 해서 전갈 지네 같은 곤충들이 있지만 이는 사실 바깥 행성에서 유입된 것들이고 아라키스 생태계의 아주 작은 일부만을 차지할 뿐입니다. 아라키스 생태계를 돌아가게 만드는 가장 거대한 축은 누가 뭐라 해도 모래벌레입니다. 이 모래벌레를 프레멘들은 The Maker "창조자"라고 부르기도 하며 또는 "사막의 노인"이라는 뜻의 "샤이 훌루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샤이 훌루드의 나이는 이름에 걸맞게 보통 수천 살에 이르는데 길이는 보통 수백 미터 짜리가 많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2km가 넘는 초대형 모래벌레도 존재합니다. 

모래벌레의 특징

 모래벌레는 모래 속에 섞여있는 미네랄과 모래 플랑크톤을 먹으면서 살아가는데 그렇다고 다른 먹이를 먹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은 모래 표면의 미세한 진동이라도 감지를 하면 바로 쫓아와서 거대한 아가리로 한 입에 삼켜버립니다. 크리스탈로 되어있는 샤이 훌루드의 이빨은 금속과 돌을 갈아버릴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하고 내장에는 알데히드와 산성물질이 가득 차 있습니다. 모래벌레와 스파이스에서 특유의 시큼한 계피향이 나는 이유도 이 때문인데 알데히드의 일종인 신남알데히드가 바로 계피향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샤이 훌루드는 내부 소화기관에서 엄청난 양의 산소를 배출하는데 길이 200M 정도의 모래벌레가 내뿜는 산소는 10평방 km의 숲이 생산하는 산소량에 맞먹습니다. 식물이 거의 없는 아라키스에서 인간이 숨쉬기에 충분한 산소량이 유지되는 이유도 바로 샤이 훌루드 덕분입니다. 이 모래벌레에게 수분은 치명적인 독성으로 작용합니다. 그래서 모래벌레는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는 극단적인 사막기후와 지형에서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스파이스 멜란지는 이 모래벌레의 성장과정에서 생성되어 사막 위에 흩뿌려지는 물질입니다. 자연상태의 물질을 채취하는 것 외에 스파이스를 생산하는 다른 인공적인 방법은 폴 아트레이디스의 시대에는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는데 스파이스는 모래 표면 가까이에 흩뿌려져 있기 때문에 채취가 딱히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작은 진동도 감지하고 쫓아오는 모래벌레와 빈번하게 발생하는 모래폭풍과 유사(퀵샌드) 때문에 채취작업은 언제나 위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스파이스 채취기는 그래서 위험이 발생할 경우 즉시 공중으로 들어 올려질 수 있도록 운반선 "캐리올"을 항상 동반하게 됩니다.

스파이스 멜란지 생성과정

 모래벌레의 생애주기는 사막의 모래 속에 골고루 퍼져 있는 모래 플랑크톤부터 시작합니다. 모래 플랑크톤은 사막에서 생존하도록 특화된 미생물로 무성생식으로 증식하며 다양한 사막 생물들의 먹이가 되지만 이 모래 플랑크톤 중 오래 살아남은 일부는 20cm 정도의 거머리 같은 형태로 성장하기도 합니다. 이 거머리가 바로 모래벌레의 유충 격인 "모래송어"인데 프레멘은 이 모래송어를 The Little Maker "작은 창조자"라고 부릅니다. 이 모래송어는 아라키스의 사막화를 가속화한 주범으로 추정이 되는데요 모래송어는 물을 발견하면 이를 자신의 포낭 속에 감싸 저장한 뒤 지하의 다공성 지층으로 깊이 기어 내려갑니다. 그렇게 물을 지표면으로부터 떨어뜨리고 지하 깊은 곳에 거대한 물 저장고를 형성 하는데 아라키스에도 과거에는 바다와 강이 어느 정도 존재했지만 이 모래송어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수분을 지표면에서 격리시키다 보니 결국 행성 전체가 사막으로 변해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프레멘들은 사막에서 물이 아주 긴급하게 필요할 때면 마지막 남은 몇 방울의 침을 모래 위에 뱉어서 모래송어가 찾아오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운이 좋아서 모래송어가 떨어진 침을 감싸러 오는 것을 붙잡게 되면 모래송어의 달콤한 시럽을 빨아먹어 물과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모래송어에게 손을 갖다 대면 사람 몸의 수분을 감싸기 위해서 장갑 같은 모양으로 들러붙게 됩니다. 여러 마리가 들러붙을 경우에는 서로 섬모로 결합해서 커다란 자루처럼 몸을 감싸 안는데요 그렇게 에일리언에 먹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수도 있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모래송어가 인간의 피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손으로 쉽게 떼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혈액이 스파이스로 포화된 사람은 이렇게 모래송어들과 생체결합하는 일도 가능해집니다.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인간 모래벌레로 변신하는 일도 생길 수 있지만 이렇게 될 수 있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로 모래송어와 생체결합이 가능할 정도로 스파이스에 중독된 사람은 대부분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지표면의 물을 감싼 모래송어들은 모래 속 깊은 다공성 지층에 파고 들어가서 여러 마리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그렇게 수백만 마리가 섬모로 결합해서 거대한 지하 물 저장고를 만들게 되는데요 여기서 모래송어는 자체 신진대사로 물을 모래벌레에게 독성이 없는 물질로 바꾸어 놓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배설물이 분비되고 이 배설물이 모래송어의 몸과 다시 섞이고 반응하면서 이산화탄소로 된 가스를 방출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지하 깊은 곳에서 가스를 머금게 된 거대한 살덩어리의 거품은 어느 순간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대폭발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를 "스파이스 폭발" 또는 "개화"라고 부르는데 운나쁘게 이 스파이스 개화 지점 바로 위에 있던 사람은 이 때문에 목숨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폭발 과정에서 떼죽음을 당한 모래송어의 시체들은 사막의 표면 위에 흩뿌려지게 되는데 이를 Pre-Spice Mass "천연 스파이스 덩어리"라고 부릅니다. 그러면 모래벌레는 이 천연 스파이스 덩어리를 휘저으면서 모래 속에 고루 섞이도록 만드는데 이렇게 다시 모래 플랑크톤이 증식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천연 스파이스 덩어리 중 일부는 사막 표면에서 강렬한 태양 빛을 받아 다시 한번 성분이 변하게 되는데 이로써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귀중한 물질 스파이스 멜란지가 완성이 되는 것입니다. 모래송어의 대부분은 스파이스 폭발과 함께 생을 마감하고 모래 플랑크톤의 먹이가 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는 극소수의 모래송어들이 있는데요 억세게 운이 좋은 이 모래송어들은 서로 섬모로 연결된 상태로 생체결합해서 모래벌레의 염색체를 완성하고 하나의 유기생명체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들은 이렇게 6년 정도의 동면 기간을 거친 후 약 3미터 정도 크기의 아기 모래벌레로 변신하게 되는데 이 아기 모래벌레가 고대로 성장해서 거대한 크기의 샤이 훌루드가 되는 것입니다. 그럼 이 모래벌레는 또다시 번식을 통해 알을 낳고 이 알들은 다시 수많은 모래송어로 부화되면서 아까와 같은 생애 사이클을 반복하게 되는 것입니다. 

 


 소설 듄 (Dune)은 프랭크 허버트의 1965년 소설 입니다. 듄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소설 중 하나이며, 이러한 듄 세계관을 듄 유니버스 또는 듀니버스라고 부릅니다. 프랭크 허버트가 개간중인 사막지역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린 작품으로, 사막행성인 아라키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페이스 오페라 장르에도 속하는 작품입니다. 듄은 가장 위대한 과학 소설로 자주 꼽히며,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팔린 과학 소설로서도 자주 인용됩니다. 이 작품은 휴고상을 받았으며 최초의 네뷸러 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책도 한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영화 감상 후기는 https://coordijulia.tistory.com/132

 

듄2(DUNE 2) 감상 및 후기 , 아쉬운점 , 약스포 / 천호CGV IMAX 좌석 추천

기다리고 기다리던 듄 2가 개봉을 했습니다. 보고 온 감상평을 간단하게 남겨보려 합니다. 듄 2의 감상평 1. 압도적 영상 듄2 를 기다리면서 극장에서, 그것도 IMAX 영화관에서 보기로 마음먹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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